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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ulo 04 deep techno series

"RENAISSANCE"

start 9:00 PM to 4:00 AM at QUADRO

서교동362-14 지하층


information   070-8288-9507


Liyang (debut)   9:00 -10:00

Steve Wu   10:00 - 12:00

Soolee   12:00 - 02:00

Maxqueen   02:00 -04:00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soolee




Pudditorium 에 대해 처음 알게 된것은 동료 DJ인 친구로 부터 얼마전에 페이스북에서 연락이 됐다고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인디 뮤직 특히 밴드뮤직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았으므로 푸딩, 푸디토리움이 굉장히 유명하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정범씨는 내가 하고 있는 미디어 퍼포먼스 밴드인 Future Jazz 에 대해 알고 있었고, 여러가지 자료를 먼저 찾아보셨다고 했다. 


그렇게 연락이 되어서 3월 중순쯤에 처음 플레툰에서 만났다. 그날은 서울 일렉트릭시티 방송국이 자그마한 행사를 하는 날이었는데, 비가 왔고 Freitag 가방을 맨 정범씨를 처음 만났고 4월 27/28/29 일 문래예술공장에서의 공연이 먼저 있고 다음에 부산과 대구에서도 공연을 하게 되는 Pudditorium Trilogie Play 2 에 대한 얘기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으면서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시작되었다.


나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하는 작업에서는 절대적인 수칙이 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한 방향이 우위가 되면 안된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없을 뿐더러 어느 한쪽에 다른쪽을 맞추기만 한다면 그것은 단순 편곡이나 카피 또는 흉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정범씨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준것에 짧은 작업기간이겠지만 가능할것 같다고 생각했고 나에게 매우 흥분되는 작업이 될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이 공연에서 정범씨는 '어떤 멋' 을 내고 싶다고 했다. 우리 둘다 그것을 속된 말로 '간지'라고 얘기했는데, 단어보다 확실히 그런 멋을 내기 위한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서로가 매우 강조 했던 부분인데, 그 멋이라는 것이 연주자들이 잘생기거나 멋있는 제스쳐를 한다던가 무대가 화려하다는게 아니라 음악적인 멋,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스러운 어느것이라는 건 서로가 구절구절 얘기하지 않아도 '간지' 라는 말로 서로 이해하고 있었다.


3월 26일부터 구체적인 작업에 대한 서신들이 오갔고 (정범씨가 부산에 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서울에 나타났다. 마치 부산이 1시간 거리 분당쯤 되는것 마냥), 처음에 정범씨가 생각했던 레퍼런스는 나도 익숙한 음악들이었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었는데, 많은 부분이 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초에 지향하고 지양하는 것들이 비슷했던 것 같았다.



곡들은 정범씨가 선곡하였고 아래와 같다.


If I could meet again

http://www.youtube.com/watch?v=MKOEaacHdDc

Ave Maria Part Ⅰ

http://www.youtube.com/watch?v=akIrYb1fAW4

Ave Maria Part Ⅱ

http://www.youtube.com/watch?v=IEDLK7b679I

A Little Girl Dreaming*

http://www.youtube.com/watch?v=kJnpCnu16W4

Nowhere*

http://www.youtube.com/watch?v=D3av4Xt7dqw

Death and The Compass

http://www.youtube.com/watch?v=tIGC9EE4eak

겨울장마

http://www.youtube.com/watch?v=_SPI1Gf-jz8

재회(齋會)

http://www.youtube.com/watch?v=6U6x1CVbR9c

인연

http://www.youtube.com/watch?v=Wkca6BpbLnI

Good bye at the beginning (part 2)

http://www.youtube.com/watch?v=ssu0WclrDic



정범씨의 음반들이 스톰프뮤직을 통해 보내져왔고, 음악들을 들으면서 뚜렸한 주제가 있는것 같아 좋았다. 처음엔 다소 진부하다고 생각했던, 인연과 재회라는 큰 카테고리 나중에 작업을 하면서 매우 많이 들었는데, 이것이 실제 사연이나 경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간단하게나마 그 얘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우리의 작업 플로우는 이런식이었다. 곡마다 세가지 방법으로 작업을 분류하였다. 


(1) : 컴퓨터로 먼저 사운드 작업

(2) : 정범씩의 어레인지가 필요한 작업

(3) : 정범씨의 어레인지가 끝나면, 컴퓨터로 작업


우리는 정말 많은 계획을 세웠고, 정말 많은 계획 변동 그리고 정말 많은 수정이 있었다. 그 수정은 28일 2번째 공연 전까지도 계속 되었다. 




작업은 거의 논현동 내 개인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고, 중간에 합정역으로 작업실을 이사하면서 거기서도 두번정도 같이 작업했다. 합주는 문래 예술공장의 녹음실에서 진행되었다.


우리가 처음 생각한 레퍼런스로는 Cirque de eloiz, Brad Mehldau, Jon Brion, Ryuichi Sakamoto & Alva Noto, Max Richter, Rachel's, Steve Reich, Aoki Takamasa 등이 었다. 처음에는 Ryuichi Sakamoto & Alva Noto 를 가장 크게 보고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점점 진행이 되면서 나중에는 Aoki Takamasa 의 느낌을 좀 더 고려했고, 다시 푸디토리움의 오리지날리티,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것들로 초점이 바뀌어갔다. 


먼저 작업이 되었던것은 이번 공연의 세번째 순서였던 Improvisation 이었다. 



about Improvisation.



- Future Jazz 를 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들과 방법들 테크닉을 익히고 연습하며 이 곡만큼은 잘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사운드 컬러를 Glitch Hop 으로 생각했는데, 이전에 글리치 작업들을 많이 해본것이 아니라 매우 많은시간 이 리듬을 만들어 내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임프로바이징을 할 수 있게끔 여러개의 이펙트 체인을 두어 순간순간 이동시키며 리핏을 하거나 더 쪼개거나, 튠을 바꾸거나 벨로서티의 레이트를 바꾼다던지 하는 라이브 셋을 구성했다. 



1) 제가 솔로로 전조를 반복하면서 솔로 피아노로 임프로바이즈를 하고 어느순간 Dmaj로 끝을 내면

2) 수리씨가 이 스크래치 음악으로 페이드 인을 하는거구요. 그외의 악기는 다 쉬고

3) 이 스크래치 사운드에 다시 피아노가 얹혀져서 임프로비제이션을 다시 시작하고 현도 나중 부분에 임프로를 하면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 Dmaj 로 생각한 연주는 Cmin 로 바뀌었고, 현의 섹션 페턴을 정범씨가 어레인지 했다. 처음에 트레몰로로 현이 가미되는 부분은 연주자들과 얘기하면서 정했다. 현이 들어오는 부분이 포르테시모가 되는 부분이었다. 한가지 어려운점이 있었는데, 드럼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16/32/16D,8T 등등등등 많은 방법으로 바리에이션 된다. 이 부분은 렌덤 프로세싱을 썼기 때문에 연주를 하는 나조차 정확히는 어떻게 바리에이션이 되는지 예측할 수 없다. 이 부분도 임프로비제이션의 한 부분이다.) 연주자들은 한쪽 귀로 하모니를 이루고 다른쪽귀로는 메트로놈에 매우 집중해야만 했다. 



about Rhythm.


- 정범씨와 작업하는게 좋았던 것은 굉장히 구체적인 의견을 나에게 제시했다. 이것이 서로의 언어가 조금 다른 부분이 아닐까 했는데, 얘글들어 어떤 드럼 페턴이 다른 사운드들로 디자인만 되어서 작업을 하는 방식은 처음부터 내가 생각했던 방법이고, 우리쪽에서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인데, 이 부분을 아래와 같이 얘기했을때, 정범씨가 어떤식으로 작업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구나, 그 쪽으로 고민도 하고 있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디테일한 코멘트는 정범씨 같은 뮤지션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보통 '그쪽 부분은 알아서 하세요', '아 좋네요' 또는 '아 좀 더 뭐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음 뭐라하지..' 라는 식의 대답들을 그간 전통적인 음악가들에게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정범씨는 적극적으로 사운드와 어레인지 방식에 대해 많은 부분 조심스럽게 때론 적극적으로 이야길 했고, 만약에 그것이 현재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나는 정범씨에게 그것이 왜 불가능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것이 정범씨에게서 일방적으로 이야기가 온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 음악적인 부분에도 나에게 많은 의견을 물어보았고 나도 적극적으로 답변을 했다. 이 쌍방적인 의견제시들이 이번 Trilogie Play 2 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aoki takamasa는 저도 좋은데요 리듬은 저번에 알바 노토와 류이치의 작업도 예를 들었지만 글리치나 드럼엔 베이스가 되었음 했어요 저도 전체적으로요.  ... 는 방향은 우리꺼랑 비슷은하나 정서적으로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구요


... 이런 드러머의 플레잉들이 사운드 디자인되서 지금처럼 작업되었음 하는 생각들을 했기도 했고 지금 아베마리아에 쓰자고 한 파일들도 좀더 발전 시켜볼수도 있을듯해요



about Sound Design



- 처음에 Death and the compass 에서 나레이션 부분을 녹음을 하자, 낭송을 해서 프로세싱을 하자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을 했는데, 결국은 유투브에서 보르헤스의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음성을 추출했다.  내가 디자인 하고 싶은 사운드는 Perc 의 Choice 라는 곡에서 나오는 어느 흑인 보이스의 사운드 디자인이었다. 또렸하게 오다가 좌우로 벌어지고 분리되고 찌그러지고 돌아오고 울리는 그 목소리의 사운드 디자인에 무척 오랫동안 빠져있었고, 친구들과도 그 곡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영상에 젊은 에디터의 음성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보르헤스의 음성은 어두운 부분이 많고 또렸하지 않았으므로 에디터의 음성에서 Perc 의 사운드를 생각하며 디자인 했고, 보르헤스의 목소리는 100% 파괴하며 재배열 분리 반전등 형체를 알아들을 수 없게 바꾸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인연의 보이스가 같은 방식으로 나오다가 원래의 소리를 찾아가며 피아노가 등장 인연의 멜로디를 첼로에서 비올라에서 바이올린으로 이어가며 연주하는 어레인지로 이 부분에서 큰 감동을 줄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겨울장마에서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오갔는데, 코드가 바탕에 깔려 있는곡이라 처음엔 악보를 받아서 내가 전체를 먼저 작업하고, 정범씨가 입혀지는 뻔한 방법을 생각했다가 하자마자 아닌것 같아서 여러가지 테크닉을 고민을 해보게 됐다. 리버스 되는 EP 소리를 라이브로 재생해보고 싶었는데, 처음엔 사전에 녹음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는데, 그것도 명쾌한 효과가 나지 않아서 미디를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정범씨가 어쿠스틱 피아노만을 쓰길 원했고 미디를 딱히 받는다고 해도 내가 생각한 리버스 EP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신스 도 문제였지만,(리얼타임 같지 않은.. 결국 샘플링 신스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고민을 해보았다. 그러면서 라이브 소스로 들어오는 피아노에 게이터를 걸어서 파편적으로 나오는 피아노 사운드를 디자인 할 수 있었다. EP 에 대해서는 공연 전주까지도 미디 건반을 쓰는것을 설득했다. 피아노에 미디 컨버터를 부착하는 방법도 생각했으나, 설치 비용과 시간 그리고 부산, 대구 공연에서는 그것을 포기해야돼는 여러가지 문제로 결국 마지막엔 정범씨가 이 곡에서만 미디 건반을 쓰는것을 허락했고, 나는 라이브로 들어오는 미디신호에 Future Jazz 때 디자인 했던 EP 사운드에 라이브로 리버스 되는 사운드를 프로그래밍 했고, 매우 효과가 좋았다. 더불어 내가 프로그래밍한 Tremolon 2.0 과 랜덤LFO패너 repitch Delay, Reverb 를 사용해 사이즈를 조절한 잡음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많은 CPU 를 사용했는데, Buffer Size 를 처음엔 염려했으나, 사실 처음엔 사이즈를 줄이는걸 까먹고 리허설에 임했는데, 사운드 특성상 버퍼사이즈를 줄일 필요를 궂이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Nowhere 에서는 CPU 가 50% 에 육박하기 때문에 버퍼를 줄일 수가 없기도 하였다. If I could meet again 에서는 내가 마지막 부분에서 라이브로 들어오는 사운드를 투명하게 날려버리는 사운드를 디자인했는데, 패턴이 변하는 단락에서는 다음 코드와 부딫히지 않도록 딜레이 타임을 잘 조절해야 했다. 또한 그 부분이 크레센도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음향효과도 커져야 하는 부분이라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신경을 써야했던 부분이기도 하였다. 



보르헤스를 기억하는 필름 메이커와 보르헤스의 인터뷰인데 이 음성을 쓰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vo2Eo-G-1sE&feature=youtube_gdata_player


곡 시작전에 저번에 말씀드린것처럼 왜 보이스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생각한 계기와 보르헤스에 대한 이 필름메이커의 마음이 저와 닮아 있는것도 있고 실제 그의 음성도 있어서 이에대한 설명을 한후 연주를 들려주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about Arrangement.



4월 7일 부터 3일간 아주 자세한 장문의 공연 플롯이 정범씨에게서 부터 도착했다.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해고 고민을 했음이 틀림없다. 첫날 다섯곡에 대한 내용이 왔는데, 바로 하나하나에 구체적인 답글을 달았다. 예를 들어 미디 신호를 사용해보는게 어떻냐, 이런 기술이 있는데,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염려가 된다 등등 많은 얘기를 하면서 다음 메일이 기다려졌다. 물론 정범씨는 또 많은 생각과 고뇌를 하고 이틀 후에 메일을 보냈지만, 지금도 이때 메일을 쓰고 생각을 하면서 흥분되었던것이 기억난다. 


어떤것들은 편곡이 안되서 시작을 못하는게 있었고, 어떤것은 일렉트로닉으로만 간다던지, 현으로만 간다던지 많은 곡들의 편곡이 변동의 가능성이 있었던 단계였고, 나는 거의 3-4 곡을 동시에 계속 작업하면서 작업물을 보내며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다른 곡들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나왔는데, 유독 Nowhere 에서는 뾰족한 편곡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래서 이 곡의 편곡을 뒤로 미뤄놨었는데, 가장 클라이막스가 되어야 하는 포지션이라 작업내내 큰 산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다가 음악적인 변화가 많은  Nowhere 를 두 파트로 분리하는것을 제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은 정말 괜찮은 생각이었던것 같다.

Nowhere 가 이 공연에서 클라이막스 부분을 맡을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이곡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코드의 변화가 많은 부분은 모두 잘라내어 두번째 파트로 보냈고 첫번째 파트는 내가 거의 리드해서 연주를 하고 정범씨는 노웨어의 verse 파트를 마이너로 바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맞춰 우리끼리 한 말로 '좀비' 처럼 연주하였다.  Alex Under 의 최근 앨범의 느낌을 많이 차용했는데, 느린 BPM 의 묵직한 테크노에 정범씨의 피아노를 얹어 초저역의 음과 초고음의 Sine 웨이브와 노이즈를 사용했다. 대신에 두번째 파트에서는 Nowhere 의 많은 코드 변화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내가 뒤로 물러나 피아노와 현의 연주에 사운드 디자인적인 연주를 하였다. 이 편곡 방식은 어쩔 수없는 것이기도 했지만 많은 고민 후에 나온 최고의 방법이기도 한것 같다. 

정범씨의 현 편곡은 공연 몇일전까지도 계속 되었다. 본인은 자신의 최선의 속도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게 너무 느린것 같다며 한탄스럽게 얘기하긴 했지만, 나는 특히나 '인연' 에서 첼로>비올라>바이올린 으로 이어지는 현 편곡이 너무 좋았다. Thanx 또한 밝고 경쾌하고 다이나믹을 살린 연주로 항상 이 두 곡이 듣기 좋았다. If I could meet again 에서 연주하면서 연주자들 모두가 감동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에피소드.



연주 순서도 편곡에 따라 계속 바뀌었다. 중간에 정범씨가 악보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 편곡작업을 다 날린적도 있었다. 이때가 4월 16일이었는데, 부산가는 기차안에서 "수리씨 저 진짜 울고 싶음 사실 ㅠㅠ" 이렇게 메일이 온적도 있었다. 나는 군악대에서 악보병으로 근무했어서 간단하게 이 문제를 해결했고, 정범씨는 밝게 돌아갔다. 이때부터 이번 공연이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시기 시작하였다.


문래예술공장에서 총 네번의 합주를 했는데, 두번째 합주때는 거의 좌절했다. 나는 그 날 일본에 세미나 강연이 있어서 끝나자마자 인천으로 날아가야 했고, 그 날 비도 오고, 악보 출력에 문제가 있어서 30분정도 맞춰본게 고작이었다. 이 때는 정범씨도 나도 매우 좌절했다. 공연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 보였다. 정범씨는 양해를 구하고 예종에서 주말에 한번 더 연습을 했는데, 일본에 있을 때 급진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연락이 왔다. 2박3일 짧은 일정에 나는 거의 녹초가 되었고, 그 전날 집과 작업실을 이사했기 때문에도 이 기간에는 작업도 거의 하지 못해서 일본에서 틈날때마다 (거의 없었지만) 찔끔찔끔 작업할 수 밖에 없었다. 난 워낙 여행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로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잠시 살아본다는 느낌으로 여행한다. 근데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사람들만 만나고 술 먹고 다른 한게 없다. 그리고 집과 작업실은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계속 존칭을 사용했다. 공연중간이라덜지 사고가 난다면 불편한 관계가 될 수도 있고, 평등한 관계에서 작업을 해야한다는 서로의 생각이 있어서였는데, 그러다가 열변을 토할때 전달이 잘 안돼니까 내가 먼저 '정범씨 말 놓으실래요?' 했더니, 마지막 공연이 끝날때까지 그럴 수 없다며 지나갔는데 두번째 연습때 정범씨가 열변을 토하다가 전달이 잘 안돼니까 '수리, 나 이제 그냥 말 놓을게 전달이 잘 안돼네' 라고 했지만 그날도 말을 놓지는 않았다. 첫번째 공연전날에 합정역에 껍데기 집에 가서 소주를 먹으면서 정범씨가 이 타이밍이 아니면 말을 못놓을것 같다며 말을 놓았다. 정말 편하게 놓았다. 그날 많이 마셨고, 금요일 리허설까지도 머리가 아팠다. 


김정범이란 사람, 그리고 뮤지션은 밥먹을때 반주 하는것을 참 좋아한다. 나는 먹을 수 없는 부루털한 음식들을 좋아하고 (부산에 사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도 음식이라고 한다.) 대창, 알막창? 내가 처음 들어보는 음식도 많이 좋아한다. 문래동에 정말 괜찮은 식당들이 있는데, 그 중 장성식당은 단연 최고 였다. 예술공장 옆에 목화식당에서도 참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반주를 하셨다. 그는 단순한 음악가의 역할만을 한것이 아니라 그는 이번 공연의 총 연출까지도 맡아 세세한 것들 좌석에 대한 배치 등을 세밀하게 신경쓰며 나에게도 많은 의견을 요구했다. 사실 공연 둘쨋날 그런 그림이 연출될거라고 나는 확실히 예측할 수 없었다. 대단한 감각이다.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공연 순서가 정해졌다. 


1. 인트로 영상

2. Goodbye at the beginning - part 2

3. Thanx

<멘트>

4. Improvisation

<멘트>

5. Death and the compass

6. 인연

<멘트>

7. Ave Maria

8. 겨울장마

<멘트>

9. Nowhere

<멘트>

10. If I could meet again

11. 아웃트로 영상

12. 재회



첫 날 공연은 아슬아슬 했다. 현악 실수도 많았고, 나쁜 공연은 아니었었지만 어딘가 들쑥 날쑥한 부분들이 많았다. 전날 12시까지 촉박한 리허설을 한 것 때문이기도 했고, 아직 공연장이 익숙치 않은 느낌이기도 했다. 나에게는 K array 스피커가 밖을 향하고 있어 따로 모니터 스피커와 Star Sound 의 감독님이 2tr 으로 보내주는 마스터가 있었지만 메트로놈 소리가 관객들에게도 들릴까봐 크게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믹스 벨런스를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게다가 모니터 스피커는 모노소스라 스테레오로 디자인한 많은 것들을 다 들을 수가 없는것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두번째 공연에서는 많은 것이 익숙해졌고, 벨런스도 매우 좋아졌다. 밴드에 DJ 라는 존재가 들어가므로 우리는 많은 메트로놈을 사용해야했는데, 어떤곡은 처음에 메트로놈이 들어가고 중간에 빼야돼는것도 있고 중간에 BPM 을 바꿔야 하는것도 있고, 자유로운 연주를 위해 마지막에는 거의 메트로놈을 빼줘야 하는등 엄청 많은 큐가 내 머릿속에 있었다. 게다가 곡마다 메트로놈의 크기도 다르게 설정해야했는데, 곡의 음량 때문이기도 했다. 매우 어려운 공연 프로세스이다. 모든 메트로놈의 볼륨까지도 세밀하게 세팅하였고, Nowhere 에서 많은 CPU 를 쓰는 것도 Freeze 기능을 사용해서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세번째, 공연에서 음향엔지니어가 바뀌었다. 우리는 짤막하게 리허설을 했는데, 그 날 음향을 많이 신경 못쓴탓인지 음량이 많이 작아져 있었고, 이것은 컴퓨터에서 키워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전 파트가 작아졌기 때문에 풍부한 리버브가 나오지 않아 몹시 아쉬웠으나 성공적인 공연이었다. Improvisation 은 세번째가 가장 나았던것 같다. 네개의 스피커가 어느각도에서든 L/R 로 들리게끔 사운드를 설계한 것이 좋았다. 스피커가 들어오고 서라운드 페닝을 구현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리허설에 시간을 쓰는 바람에 해볼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가 될지 모르는데 말이다. 



이전의 경험들로도 보아, 나는 처음에 이번 작업을 제의 받았을때, '재밌겠다. 해야겠다.' 라고 바로 생각하고 동시에 '이 공연은 잘못되면 모두 내 탓이다' 라고 생각했다. 기존에 너무 훌륭한 음악이고 관객들고 이미 알고 있는곡에 익숙치 않은 또는 불편한 소리들을 듣게 되므로 나의 편곡이나 연주가 잘못되면 모든 책임이 나에게 돌아올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걸 알고 하는것과 모르고 하는것은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한국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DJ, 노이즈 아티스트, 일렉트로닉 뮤직 작업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최선을 다할 수 밖에는 없었다. 공연이 좋았다고 하면 연주자들은 물론이고 나도 매우 잘한것이고 공연이 나빴다고 하면 이것 저것도 나빴지만 결국 생소한 파트인 내 탓이 되기 때문이다. 공연에 오셨던 많은 분들에게 세세하게 물어보았다. 특히 둘쨋날은 루시드 폴님이 뒷풀이에 참석하셔서 정범씨의 다른 음악 동료들에게 좋았던것  개선해야할 것들을 너무나도 자세하게 말씀해주셨다. 그때서야 공연이 좋았고 잘돼었다라는 생각이 들으며 그제서야 안도하였다. 문래에서의 마지막 공연때 마지막 멘트에서 정범씨가 푸디토리움이 지향하는 가치는 Creativity 와 Collaboration 이라고 했다. 유독 세번째 날에 더 힘주어 Collaboration 을 이야기 하였는데, 그날 아침부터 이 콜라보레이션을 주제로 이 작업노트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 견혜들이 나도 얘기하고 싶었던 점이어서 마지막 술자리에서 그러한 얘기도 따로 하였다. 좋은 경험 그리고 많은것을 터득하게 해준 푸디토리움에 감사한다.



사진 - K.Chae 

http://chaek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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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olee




인디투고 #81 번째 아티스트로 SOOLEE 가 참여했습니다. 첫번째 EP 앨범 Flash Light 에 수록된 Tender Shoot 을 라이브로 플레이했습니다. 촬영에 인디투고, 장소협조해준 기어라운지 그리고 파운데이션 레코드, Elle Korea 에 감사드립니다.

*small credits here:
Label: FOUNDATION Records
Artist: DJ Soo Lee

Director: Kyle Siq Kim
Producer: ji.PiDdy (Indie To Go)
DOP: Won Sung
Photographer: Mok Jinwoo
Editor & DI: ji.EDT & SSang

*Special Thanks To Elle Korea & Gear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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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olee